고양이 캣닢, 애쉬는 냄새만 맡고 지나갔습니다

고양이 캣닢 가지고 노는 사진

캣닢 가루를 새 스크래쳐에 뿌려 두고 애쉬를 기다렸습니다.

영상에서 본 것처럼 뒹굴고 비비고 하겠거니 했는데, 애쉬는 다가와 냄새를 두어 번 맡더니 그냥 지나갔습니다. 저는 제품이 오래된 건가 싶어 다른 걸 사봤고 결과는 같았습니다.

알고 보니 제품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애쉬는 캣닢에 반응하지 않는 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양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오늘은 그 뒤로 알아본 캣닢과 마따따비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캣닢에 반응하지 않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캣닢은 개박하라고도 부르는 허브입니다. 잎에 든 성분이 고양이의 후각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흥분하거나 나른해지게 만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모든 고양이가 반응하는 게 아닙니다. 이 반응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 반응하는 유전자가 없는 아이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줘도 그냥 지나갑니다.

대략 서너 마리 중 한 마리는 반응이 없다고 합니다. 애쉬가 그쪽이었던 겁니다. 저는 몇 달 동안 제품 탓만 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고양이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생후 몇 개월까지는 이 반응 자체가 나타나지 않으니, 아기 고양이가 무덤덤하다고 유전 문제로 단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반응하는 아이라도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대개 십 분 안팎이면 가라앉고, 그 뒤로 한동안은 다시 줘도 시큰둥합니다. 몇십 분에서 몇 시간쯤 지나야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하니, 한 번에 몰아서 주는 것보다 간격을 두는 편이 낫습니다.

마따따비, 캣닢이 안 통할 때

캣닢이 안 먹히면 다음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마따따비입니다.

마따따비는 개다래라고 부르는 덩굴식물입니다. 성분이 캣닢과 달라서, 캣닢에 무반응인 아이 중 상당수가 마따따비에는 반응합니다.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애쉬는 마따따비 막대에는 반응했습니다. 물고 비비고 한참을 굴렸습니다. 캣닢을 그냥 지나가던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 외에 실비안이나 마타타비 열매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하나가 안 통한다고 우리 아이가 무덤덤한 성격이라고 결론 내리기 전에 다른 종류를 한 번씩 시험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반응하는 방식도 아이마다 갈립니다. 뒹굴고 비비며 흥분하는 쪽이 있고, 반대로 조용해지면서 나른하게 늘어지는 쪽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정상이라, 우리 아이가 영상 속 고양이처럼 굴지 않는다고 이상한 게 아닙니다.

어떤 형태로 주느냐도 다릅니다

같은 캣닢이라도 형태에 따라 반응이 갈립니다.

  • 말린 잎이나 가루: 스크래쳐나 방석에 뿌려 쓰는 형태입니다. 향이 빨리 날아가니 밀폐해서 보관하셔야 합니다.
  • 스프레이: 뿌리기 편한데 농도가 낮아 반응이 약한 경우가 있습니다.
  • 장난감 내장형: 인형 안에 들어 있어 오래갑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향이 사라져 교체가 필요합니다.
  • 마따따비 막대: 씹고 물 수 있어서 지속 시간이 긴 편입니다.

향은 시간이 지나면 날아갑니다. 반응이 없어졌다면 아이가 질린 게 아니라 향이 빠진 것일 수 있으니, 통에 든 제품이라면 흔들어 보거나 표면을 살짝 긁어 주면 다시 살아납니다.

직접 키워서 생잎으로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화분에 심어 두면 향이 날아갈 걱정이 없고 잎을 조금씩 뜯어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화분째 헤집어 놓는 경우가 있어서, 손 닿지 않는 자리에 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시는 게 낫습니다.

언제 쓰면 효과가 있나

아무 때나 쓰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목적이 있을 때 쓰는 물건이었습니다.

새 물건에 적응시킬 때가 가장 흔한 쓰임입니다. 새로 산 스크래쳐나 숨숨집, 이동장에 뿌려 두면 낯선 물건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애쉬 이동장 적응 훈련에 마따따비를 조금 썼습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되지는 않고 어디까지나 거들어 주는 정도였습니다.

놀이 시간을 만들 때도 좋습니다. 활동량이 부족한 아이에게 움직일 이유를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긴장을 풀어야 할 때도 쓰입니다. 아이에 따라 흥분보다 나른해지는 쪽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다만 매일 쓰면 반응이 무뎌집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것도 목적이 있을 때만 씁니다.

병원이나 이동처럼 긴장되는 상황 전에도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흥분하는 쪽으로 반응하는 아이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 우리 아이가 어느 쪽인지 먼저 확인한 뒤에 판단하시는 게 맞습니다.

주의할 점

과하게 주지 않는 게 기본입니다. 아이에 따라 흥분이 지나쳐 공격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하고, 많이 삼키면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다묘 가정이라면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흥분한 상태에서 아이들끼리 부딪히면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애쉬 한 마리라 이 문제는 없었지만, 반이가 근처에 오지 못하게는 합니다.

개는 캣닢에 거의 반응하지 않습니다. 다만 마따따비 막대처럼 씹는 형태는 강아지가 물고 갈 수 있으니, 놀이가 끝나면 치워 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저는 수의사가 아닙니다

이 글은 애쉬와 8년을 지내며 겪은 일과 그 과정에서 찾아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수의사가 아니라 여기 적은 내용이 모든 아이에게 맞지는 않습니다. 사용 후 구토나 설사가 있거나 평소와 다르게 과하게 흥분한다면 바로 중단하시고,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는 아이라면 쓰기 전에 담당 수의사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안 통한 게 아니라 다른 게 필요했습니다

지금 애쉬 서랍에는 캣닢 통이 열지도 않은 채로 들어 있습니다. 옆에는 마따따비 막대가 있습니다.

처음에 저는 애쉬가 심심한 걸 모르는 아이인 줄 알았습니다. 캣닢에 반응하지 않으니 원래 시큰둥한 성격이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마따따비 막대를 물고 한참 뒹구는 걸 보고 나서야, 애쉬에게 필요했던 건 다른 향이었을 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안 맞는 것이었습니다. 이 집에서 저는 이 착각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사줬는데 안 쓴다고 아이를 탓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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