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발톱 관리, 아들 팔에 세 줄이 그어진 날부터

고양이 발톱 관리 사진

지난달 아들이 애쉬를 안아 올리려다 팔에 세 줄을 긁혔습니다.

애쉬가 몸을 비틀며 빠져나가는 순간 발톱이 스친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울었고, 저는 반사적으로 애쉬 이름을 부르며 나무라려 했습니다. 그런데 입을 열기 직전에 다른 생각이 먼저 스쳤습니다.

애쉬 발톱을 마지막으로 깎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날 애쉬를 붙잡고 앞발을 살펴봤습니다. 끝이 뾰족하게 자라 있었고, 발바닥 패드 쪽으로 살짝 휘어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잘못한 건 애쉬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오늘은 그 뒤로 알아본 고양이 발톱 관리 방법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방치하면 고양이 자신이 먼저 다칩니다

사람이 긁히는 건 오히려 가벼운 쪽이었습니다.

실내에서만 사는 고양이는 야생만큼 발톱이 마모될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면 오래된 발톱층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심하면 안쪽으로 둥글게 휘어 자랍니다. 그 상태가 이어지면 발톱 끝이 발바닥 패드를 파고들어 상처와 감염을 만들고, 아이가 발을 딛는 자세가 틀어져 걸음까지 삐딱해집니다.

더 흔한 사고는 걸림입니다. 길게 자란 발톱이 카펫이나 커튼, 스크래쳐 표면에 걸린 상태에서 아이가 힘껏 빼면 발톱이 뿌리째 뜯겨 나갑니다.

깎아야 할 시점은 달력보다 소리와 감촉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마룻바닥을 걸을 때 타닥타닥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거나, 천이나 이불에 자꾸 걸리거나, 끝이 패드 쪽으로 휘어 있다면 그때가 신호입니다. 보통 2주에서 4주에 한 번쯤 상태를 확인하면 됩니다.

노령묘라면 확인 주기를 더 짧게 잡으셔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 스크래칭 자체가 줄어들어 마모될 기회가 더 없어지는데, 정작 발톱은 계속 자라기 때문입니다. 애쉬는 여덟 살이라 아직 잘 긁는 편인데, 그래도 요즘은 보름에 한 번씩 앞발부터 들여다봅니다.

혈관을 피하는 게 전부입니다

준비물은 단순합니다. 반려동물 전용 발톱깎이, 간식, 그리고 만약을 위한 지혈제나 깨끗한 거즈입니다. 사람용 손톱깎이는 쓰지 마세요. 발톱 단면이 쪼개집니다.

발가락 패드 중앙을 부드럽게 누르면 숨어 있던 발톱이 튀어나옵니다. 발을 잡아당기는 게 아니라 눌러서 꺼내는 것입니다.

발톱 안쪽을 밝은 빛에 비춰 보면 분홍빛이나 붉은빛을 띠는 부분이 보입니다. 이게 퀵이라고 부르는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여유를 두고 투명한 끝부분만 잘라야 합니다. 검은 발톱은 혈관이 안 보이니 끝만 아주 조금씩 나눠 자르시면 됩니다.

자를 때는 발톱 단면과 수직으로 날을 대고 망설이지 않고 한 번에 끊는 편이 낫습니다. 어중간하게 힘을 주면 발톱이 갈라집니다. 아이가 발을 빼려고 하면 그 순간 바로 멈추셔야 합니다. 움직이는 중에 자르다 혈관을 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크래쳐가 있어도 깎아야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걸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스크래쳐를 여러 개 두고 애쉬가 잘 쓰고 있으니 발톱은 알아서 관리되는 줄 알았습니다.

스크래쳐가 하는 일은 오래된 겉껍질을 벗겨 내는 것입니다. 새 발톱이 건강하게 드러나게는 해 주지만, 끝을 뭉툭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껍질이 벗겨지면서 안쪽의 더 날카로운 발톱이 나옵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합니다. 스크래쳐로 본능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끝은 사람이 다듬어 주는 것입니다. 바닥에서 발톱 껍질처럼 생긴 조각을 발견하는 건 자연스러운 탈피 현상이니 놀라실 것 없습니다.

거부하는 아이에게는 나눠서

애쉬는 처음에 발만 잡아도 하악질을 했습니다. 한 번에 끝내려 하지 않고 단계를 쪼개면서 달라졌습니다.

  1. 나른한 시간을 고르세요. 격하게 놀고 있을 때는 절대 안 됩니다. 밥을 먹은 직후나 낮잠 자다 깬 무렵이 가장 수월합니다.
  2. 발 만지기부터 시작하세요. 발톱을 자르지 않고 발끝과 발가락 사이만 부드럽게 만지고 끝내는 날을 며칠 두시면 됩니다. 발을 만지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흐름을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3. 도구를 미리 보여 주세요. 깎이를 옆에 두고 냄새를 맡게 하거나 가위질 소리를 미리 들려주면 경계가 줄어듭니다.
  4. 하루에 한두 개만. 네 발을 다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성공의 핵심이었습니다. 앞발과 뒷발은 마모 정도가 달라서 어차피 같은 길이로 맞출 필요도 없습니다.
  5. 거부 신호가 오면 그날은 끝. 귀가 뒤로 젖혀지거나 동공이 커지거나 꼬리를 세게 흔들면 멈추셔야 합니다. 끝난 뒤에는 간식으로 마무리해서 다음번 부담을 줄여 주시면 됩니다.

발톱을 깎을 때마다 발바닥 젤리와 발가락 사이를 같이 살펴보는 습관도 들이시면 좋습니다. 이상하게 자란 발톱이나 상처를 가장 빨리 발견하는 게 이 순간이거든요. 저는 이때 애쉬가 특정 발만 유독 예민하게 빼는지도 함께 봅니다.

피가 났을 때와 발톱이 빠졌을 때

혹시 깊게 잘려 피가 나더라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깨끗한 거즈로 상처를 지그시 눌러 압박하시면 대개 멈춥니다. 전용 지혈제 가루가 있으면 바르고 거즈로 1분쯤 눌러 주시면 됩니다.

발톱이 통째로 빠져 피가 나는 경우는 다릅니다. 5분 정도 압박해 지혈한 뒤, 모래처럼 오염된 곳에 발이 닿지 않게 신경 써 주셔야 합니다.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아이가 발을 못 만지게 하며 절뚝거린다면 감염 전에 병원에 가시는 게 맞습니다.

저는 수의사가 아닙니다

이 글은 애쉬와 8년을 지내며 겪은 일과 그 과정에서 찾아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수의사가 아니라 여기 적은 방법이 모든 아이에게 맞지는 않습니다. 발톱이 부스러지듯 빠지거나 발가락 주변이 붓는다면 단순 외상이 아닐 수 있으니 병원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람이 긁힌 상처도 흐르는 물에 씻고 소독하시고, 붓거나 열이 오르면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제 아들이 간식을 담당합니다

요즘 애쉬 발톱 깎는 일은 둘이 합니다. 제가 발을 잡고 자르는 동안 아들이 옆에서 간식을 들고 대기합니다. 하나 자를 때마다 하나씩 주는 게 아들 몫이라, 요즘은 자기가 먼저 발톱 깎을 때 됐다고 알려 줍니다.

돌아보면 그날 팔에 세 줄이 그어진 건 애쉬 탓이 아니었습니다. 애쉬는 여덟 해 동안 발톱이 길어졌다고 말할 방법이 없었을 뿐입니다. 아이가 다치고 나서야 아이 아빠가 그걸 확인했다는 게 지금도 좀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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