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털 관리, 한집에 정반대 성질의 털이 둘 있습니다

반려동물 털 관리 사진 다른 모종을 설명한 사진

소파를 롤러로 밀면 붙는 건 전부 애쉬 털입니다.

반이 털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매일 빗질을 해야 하는 쪽은 반이입니다. 애쉬는 며칠 걸러도 별일 없는데 반이는 이틀만 건너뛰면 귀 뒤가 뭉치기 시작합니다. 청소는 애쉬 때문에 하고 빗질은 반이 때문에 하는 셈입니다.

한집에서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면서 저는 오랫동안 털 관리를 하나로 묶어 생각했습니다. 빗 하나 사서 둘 다 빗기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두 아이의 털은 성질이 정반대였고, 그래서 해야 할 일도 정반대였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알게 된 반려동물 털 관리 방법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강아지 털 엉킴, 안 빠지는 대신 계속 자랍니다

반이는 실키테리어입니다. 이름 그대로 사람 머리카락에 가까운 결의 털이 나는데, 속털이 거의 없는 단일모 구조입니다.

그래서 털갈이로 집이 뒤집히는 일은 없습니다. 대신 자랍니다. 사람 머리처럼 계속 길어지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결이 꼬이고 뭉칩니다. 한번 뭉치면 빗으로는 안 풀리고 잘라내야 합니다.

특히 마찰이 생기는 부위가 빨리 엉킵니다. 귀 뒤, 겨드랑이, 목줄이나 하네스가 닿는 자리입니다. 저는 산책에서 돌아오면 그 세 군데만이라도 한 번 훑습니다.

빗질할 때 흔한 실수가 겉털만 쓸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피부에 가까운 안쪽이 그대로 뭉칩니다. 결을 따라 층을 나눠서 밑에서부터 위로 빗어 올려야 합니다.

여름에 시원하라고 짧게 미는 것도 이 견종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속털이 없어서 겉털을 밀면 바로 맨살이 드러나거든요. 저는 예전에 반이를 바짝 밀었다가 등이 발갛게 올라온 걸 보고 그 뒤로는 길이를 남깁니다.

고양이 털 날림, 이중모는 계절마다 쏟아집니다

애쉬는 반대입니다. 겉털 아래에 촘촘한 속털이 한 겹 더 있는 이중모라 자라기보다 빠집니다.

봄가을에 특히 심합니다. 겨울을 난 속털이 빠지고 여름을 날 털이 올라오는 시기라, 이때는 아무리 청소해도 다음 날 다시 쌓입니다.

여기서 알게 된 게 하나 있습니다. 빗질이 청소의 절반이라는 것입니다. 빠질 털을 미리 빗으로 걷어 내면 집에 떨어질 양 자체가 줄어듭니다. 청소기를 한 번 더 돌리는 것보다 빗질 5분이 효과가 큽니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을 하면서 빠진 털을 삼킵니다. 빗질을 해 주면 그 양도 함께 줄어듭니다.

반대로 고양이는 함부로 밀면 안 됩니다. 이중모는 그 자체가 더위와 자외선을 막아 주는 층이라, 밀어 낸다고 시원해지지 않습니다. 애쉬는 여름에도 빗질로만 관리합니다.

반려동물 빗, 아이마다 다른 걸 씁니다

빗 하나로 둘 다 되지 않았습니다.

반이에게는 핀 브러시꼬리빗을 씁니다. 핀 브러시로 전체를 층층이 빗고, 엉킨 자리를 발견하면 꼬리빗 손잡이로 조금씩 갈라 가며 풉니다. 뭉친 덩어리를 한 번에 잡아당기면 아이가 아파서 다음부터 빗을 피합니다.

애쉬에게는 고무 브러시나 촘촘한 빗을 씁니다. 속털을 걷어 내는 게 목적이라 도구부터 다릅니다.

슬리커 브러시는 양쪽 다 쓸 수 있는데 힘 조절이 필요합니다. 핀이 가늘고 촘촘해서 세게 누르면 피부가 긁힙니다. 손목에 힘을 빼고 표면을 스치듯 지나가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목욕 전후 순서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엉킨 상태에서 물에 적시면 뭉친 자리가 더 단단해져서 나중에 풀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빗질을 먼저 하고 목욕을 시켜야 하고, 말릴 때도 드라이 바람을 쐬면서 같이 빗어 주면 결이 눕습니다.

집안 털 청소, 순서를 바꾸니 편해졌습니다

바닥부터 치우면 헛일이 됩니다. 소파나 커튼에 붙어 있던 털이 나중에 다시 내려앉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가는 게 맞았습니다. 소파와 침구, 옷을 먼저 롤러나 정전기 청소포로 정리하고 마지막에 바닥을 치웁니다.

섬유에 박힌 털은 손이 잘 안 갑니다. 저는 마른 고무장갑을 끼고 소파를 한 번 쓸어 내리는데, 정전기 때문에 털이 뭉쳐서 걷어 내기 쉬워집니다.

세탁할 때는 아이들 담요를 사람 옷과 같이 돌리지 않는 게 낫습니다. 털이 옷에 옮겨 붙어서 두 번 일이 됩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털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자주 있는 거실에 공기청정기를 두고 필터를 평소보다 자주 확인합니다. 필터가 막히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그 주기가 훨씬 빠릅니다.

확인해 두면 좋은 네 가지

  1. 빗질은 짧게 자주. 한 번에 30분 붙잡는 것보다 매일 5분이 아이도 사람도 편합니다.
  2. 엉킴은 발견 즉시. 하루 미루면 크기가 커지고, 커지면 잘라야 합니다.
  3. 빗질 중에 피부를 같이 보세요. 붉은 자리나 딱지, 벌레 흔적을 가장 빨리 발견하는 순간이 이때입니다.
  4. 싫어하면 그날은 끝내세요. 억지로 붙잡으면 빗 자체를 피하게 됩니다. 끝나고 간식을 주면 다음이 수월해집니다.

빗질 시간대도 조금 다릅니다. 반이는 산책을 다녀와 나른해졌을 때가 가장 순하고, 애쉬는 밥을 먹고 자리를 잡은 뒤가 낫습니다. 아이가 가장 느슨해지는 때를 찾아 두면 같은 일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저는 수의사가 아닙니다

이 글은 반이, 애쉬와 지내며 겪은 일과 그 과정에서 찾아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수의사도 미용사도 아니라 여기 적은 방법이 모든 아이에게 맞지는 않습니다. 털이 뭉텅이로 빠지거나 특정 부위만 비어 보이거나 피부에 붉은 자국이 보인다면 관리 문제로만 보지 마시고 동물병원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빗이 두 개인 이유

지금 거실 서랍에는 빗이 네 개 들어 있습니다. 반이 것 둘, 애쉬 것 둘입니다.

예전에는 이게 낭비 같았습니다. 개나 고양이나 털은 털이니 하나로 되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반이 빗으로 애쉬를 빗으면 속털이 안 걷히고, 애쉬 빗으로 반이를 빗으면 엉킨 자리가 그대로 남습니다.

한집에 살아도 두 아이에게 필요한 게 이렇게 다릅니다. 털 하나만 봐도 그렇습니다. 같이 키우다 보면 무엇이든 한 번에 처리하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뭉뚱그린 자리마다 한 아이는 늘 손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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